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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必)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 반도체 산업의 대안은?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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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사회적 기준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기업들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강구에 나섰다. 코카콜라 코리아는 탄산 업계 최초로 무(無) 라벨 음료를 내놨다. 간편한 분리배출 유도와 함께 고품질 자원으로 재탄생 되도록 재활용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4월 탄소 배출량 30% 감소를 골자로 한 중장기 전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5년 일회용 컵 사용률 0% 달성이 목표다. 메탄가스를 유발하지 않는 식물 기반 대체 상품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 밝혔다. 필(必) 환경 트렌드가 확산되자 뜻을 모으려는 개인들의 움직임 역시 활발해졌다. 폐기물 최소화가 목적인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워킹 챌린지(Walking Challenge) 등 이들이 이렇게 진심인 이유는 뭘까. 우리 세대가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이나 미세먼지 프레임 속에 실제로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스타벅스가 일회용 컵의 대안으로 내세운 리유저블(Reusable)컵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2020년을 기점으로 세계 경제가 저탄소 경제체제에서 무탄소(Emission Zero) 경제체제로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각종 산업 분야의 화석연료 퇴출과 친환경 대체 연료 개발은 인류의 당면 과제가 됐다. 식품·유통 업계가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기로 지구 구하기에 나섰다면, 반도체 업계는 전력반도체 개선을 통한 에너지 효율성 즉, 에너지 손실 절감에 주목한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빛도 없는 캄캄한 곳에서 춥게 떨며 지내는 것이 아니다. 같은 효과를 얻으면서도 에너지를 덜 사용함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1차 에너지를 변형 또는 가공하면 생활이나 산업 분야에 소비되는 2차 에너지가 된다. 다만, 열역학 제2 법칙에 따라 어떤 형태의 에너지가 다른 형태로 바뀔 때 그 방향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에너지 전환 손실’이 발생한다. 에너지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생긴 열에너지는 공기나 물의 열오염을 일으켜 수온이나 기온을 상승시킨다. 이는 곧 일부 종의 번식을 막아 생물의 다양성에 손실을 입히거나 생태계의 집단동태에 변화를 야기한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각국이 스스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따라 다른 색상으로 구분된 세계지도. 대부분의 국가가 불충분 또는 매우 불충분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신기후 체재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16조 5천억 달러(약 1경 9천575조 6천억 원) 규모를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강화에 투자해야 할 것으로 평가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15 보도) 범 지구적인 약속과 실천에도 불구, 2019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에는 파리기후협약이 지켜진대도 여름철 북극 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이 추세라면 2040년에는 전 지구 지표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 상승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 Climate Action Tracker

 

최종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버려지는 에너지 전환 손실 대부분은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미국 에너지국(DOE)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된 에너지의 약 30%가 전기로 변환된다고 한다. 2030년 이후가 되면 80% 이상이 된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전환 손실을 줄이고, 이를 위한 관련 기술 개발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7년 한국의 에너지 밸런스 도식화. 에너지 전환 손실 비율 중 전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료 : 한국에너지공단 ‘알쏭달쏭 에너지의 모든 것, 에너지 바로 알기’, 아이브이웍스 이미지 재구성)

 

가장 좋은 방법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보급하여 원천적인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전력반도체는 전자기기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핵심 부품이다. 제품이 전력을 사용하면 발전단계에서부터 소비될 때까지 전류를 직류로부터 교류로, 교류로부터 직류로 전환하면서 주파수를 변환하고, 또 전압을 낮추거나 높이는 등 전력 변환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최대 50% 이상의 전력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전력반도체를 도입하면 전력변환효율이 약 70% 정도 향상되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줄 수 있다고 한다. 전력변환 효율이 낮으면 제품에 열이 발생해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냉각기의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 이는 곧 제품의 수명 단축 등 큰 손실을 불러온다. 따라서 시스템 수명 향상과 전기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전기로의 변환 과정에서의 전력의 낭비가 적은 기술, 즉, 전력 변환 효율이 높은 전력반도체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 등이 커지자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인 질화갈륨(GaN)이나 탄화규소(SiC)을 사용해 전력변환을 할 경우,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 대비 효율을 최대 10% 정도 개선할 수 있다. 고속 스위칭, 전력손실 최소화, 작은 칩 크기, 발열 처리 등에 관한 연구개발로 휴대용 기기, 가전기기, 신재생/대체 에너지,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부품의 절전화 및 친환경화에 기여한다. 그래서 전력변환이 높은 전력반도체 기술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주로 사용되어온 실리콘 반도체 기반의 전력반도체는 상대적으로 느린 전자이동속도와 10nm 이하로 가공하기 힘든 점, 2GHz 이상의 고주파를 가하면 반도체 성질을 잃어버리는 점 등 물성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대체품으로 나선 것이 GaN(질화갈륨), SiC(탄화규소)와 같은 WBG(Wide-BandGap) 반도체로, 미국-유럽-일본 등지에서 이 화합물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소자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WBG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 소재 적용은 향상된 성능 확보를 가능케 만든다. 현대 산업에 있어 전력 변환 시스템의 고 전력 밀도, 고효율화에 대한 요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고, 실리콘 전력 반도체 소자의 한계를 극복한 WBG 전력반도체 소자의 등장은 전력 변환 시스템의 더 높은 전력 밀도와 고효율을 기대하게 했다. 특히, WBG의 대표적인 소재로 꼽히는 GaN은 낮은 온 저항 특성으로 소형화가 가능하고 디바이스 동작에 따른 스위칭 손실 및 소비전력 최소화의 특장점을 갖고 있다. 3.4eV나 되는 넓은 밴드갭으로 고온·고출력 동작이 가능하며 실리콘(1.5W·K/cm)보다 열전도도(1.3W·K/cm)가 현저히 낮다.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늦게 상용화가 이뤄진 까닭에는 고순도 에피성장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GaN 전력 소자의 핵심소재인 GaN 에피웨이퍼 생산기술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High-Tech 기술로 모방 난도가 높아서 전 세계적으로 공급 가능한 Supplier 수가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고가의 에피성장 장비와 부수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가스 공급 처리시설 등 대규모 투자 비용, 고가의 유지보수 비용 등은 실리콘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게 하는 큰 요소들이었다.

 

전 세계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35조 규모이며, 이 중 GaN 전력 소자 시장은 약 370억으로 초기 시장 형성 단계에 진입했다. GaN 전력 소자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CAGR) 84%로 성장하여 2024년 기준 약 4,250억 규모에 다다르고 최종적으로는 Si 전력 소자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Compound Semiconductor Quarterly Market Monitor, 2020, Yole Developpement, 아이브이웍스 이미지 재구성)

 

한국에서 유일하게 GaN 에피웨이퍼 생산라인을 갖춘 아이브이웍스(IVWorks)는 독자적인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확보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GaN 에피웨이퍼는 GaN 전력 소자의 전체 원가 중 40%를 차지하는 만큼, 경쟁사 대비 가격 매력도가 높으면서 품질 및 균일도가 높은 에피웨이퍼 공급이 매우 중요한 시장 포인트가 된다. 현재까지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기술 개발을 완료한 공급사의 수가 극히 제한적인 점, 그리고 인공지능(AI)과 홈메이드 장비 기술 같은 차별화된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기술 선진국의 경쟁사들과 비교해 우수한 품질을 확보해낸 점 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에너지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력반도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더욱이 기기의 스마트화, E-Mobility가 가속되면서 전압의 미세 변화가 시스템 안정성과 신뢰성을 좌우하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WBG 전력반도체는 자동차 전장부품 확대 및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에너지 생산과 수송부문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때문에,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소비에서 벗어나 신재생 에너지원 확보 및 친환경 자동차 산업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고유가·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연료자동차 등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 개발이 요구되는 현실이다. 이는 곧 E-mobiliy가 촉진된 철도나 자동차의 전동화 및 고효율화의 필요성 즉, WBG 전력반도체의 중요점을 시사한다.

 

탈탄소 사회라는 사명하에 반도체 산업이 꺼내든 것은 ‘차세대 전력반도체’라는 카드다. 에너지 위기와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과 같은 이슈가 심화되고 생산 공정 등 사업활동 전반에 걸친 환경 부하 경감이 중요시될수록 전력반도체 기술은 계속 주목받을 것이다. 고효율/친환경의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 및 그린오션을 주도할 수 있는 전력반도체 기술을 지켜보라.

 


 

Yoon-Seo Cho l Marketing Assistant at IVWorks

※ 본 칼럼은 기고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아이브이웍스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1. 조선비즈, 현대硏“에너지 전환 손실 1% 줄이면 원전 1기 신설 효과”(2013.11.24.)
  2. KPA JOURNAL, 전환손실 줄여야 값싼 에너지 (2019년 가을호 vol.313)
  3. Journal of the Korean Crystal Growth and Crystal Technology (Vol.28, No.4 (2018) 159-165
  4. 중도일보, [사이언스칼럼] 고효율 전력반도체로 탄소저감 대응하자 (2021.03.04.)